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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 속의 검은 커튼을 등진 커다란 모습카테고리 없음 2016. 5. 25. 16:22
그날 밤, 아내는 자기 방에 혼자 앉아서 슬픔에 잠기어 있었다.
내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무하고도 같이 있고 싶지 않다는 소원을 느꼈다.
아내는 곧 다른 곳에 마음 둘 곳을 찾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.
아내는 상처가 아물어질 때까지 혼자서 쓰라림을 맛보는 수 밖에는 없었다.
아내는 자리에 누워서 세상에 나올 길 없는 어린아이를 생각하였다.
이 어린아이들을 생각해서 아내는 슬퍼하였다.
아내는 앞으로 올 여러 세대 가운데에 생기게 될 빈 자리들을 생각하고 슬퍼하였다.
젊은 사람이 하나 죽는다는 것은 많은 생명이 그와 함께 죽는다는 것을 의미하였다.
아내는 위험한 그 외국의 기계와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모든 전쟁과 행동들을 저주하였다.
아내는 아들들 전부를 이 집안에 붙잡아 두고 그들의 수명대로 살도록 하지 않았던 자신을 스스로 탓하였다.마음 속의 검은 커튼을 등진 커다란 모습이 아내 앞에 나타났다.